땅속에 묻혀 있는 석유를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신규 유전의 발견은 지질 전문가를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력과 첨단기술의 막대한 투자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성공의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면 과거에는 어떻게 하여 석유의 발견과 생산이 이루어졌을까?
석유개발의 역사는 석유 생성의 역사에 비하면 아주 짧다고 할 수 있다. 19세기 중엽 이전만 하더라도 석유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당시에는 소금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물품이었다. 소금은 육류나 기타 식료품의 저장과 가죽을 보존하고 부드럽게 만드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18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제염업자들이 염수(鹽水)를 찾다가 석유를 발견하면 석유를 쓸데없는 방해물로 취급하였다. 염수와 함께 갈색의 기름이 분출되면 기름이 수면에 뜨는 원리를 이용하여 저수조의 상부에 모아두었다가 근처의 강으로 흘려 보냈다. 때로는 기름에 불이 붙어 오하이오강 유역에서는 수십킬로에 걸쳐 강이 불꽃으로 덮이는 일도 있었다.
1850년대에 들어와서 석유를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램프용 연료이던 고래기름 가격이 상승하고, 정제기술 개발에 따라 램프용 등유의 수요가 늘어 등유가격이 급등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석유탐사에 과학적 방법이 도입되기 이전까지 석유의 존재를 나타내는 징후가 무엇인지 아무도 몰랐다. 가장 확실한 곳은 석유가 자연히 솟아나오는 지역이었다. 그리하여 초장기 미국의 유전개발업자들 사이에서는 “석유는 그것이 발견된 곳에 존재한다”는 말이 유행했다. 사람들은 전부터 알려져 온 분출장소 또는 현재 분출하고 있는 장소의 주변을 중점적으로 굴착하였다. 1859년 에드윈 드레이크가 펜실베이니아주 타이스빌에서 최초로 유전개발에 성공한 것도 그 지역이 전부터 오일크리크(Oil Creek : 석유가 흐르는 강)라고 불리는 데에서 착안한 것이다. 1년간의 노력 끝에 30미터 깊이의 유정에서 석유를 발견했는데, 생산량은 하루 35배럴에 불과한 소량이었지만 당시 시장수요로 보아서는 충분한 양이었다. 드레이크의 성공에 따라 타이스빌 유전지대에는 수많은 굴착공사가 시작되었고, 석유에 대한 열기는 미국은 물론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갔다. 오일크리크 계곡의 산유량은 최초 연간 2,000배럴에서 10년 동안에 500만 배럴로 크게 늘어났으며, 19세기 말 텍사스가 등장하기까지 펜실베니아 유전지대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유지역이었다.
석유의 발견이 횡재를 가져다 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석유의 기원에 관한 이론들이 나오면서 퇴적분지들은 석유 사냥꾼들이 노리는 최우선 타깃이 되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곳을 굴착할 것인가? 1860년도부터 불어닥친 ‘검은 황금에의 쇄도(Oil Rush)’ 초창기에 만들어진 판화에는 그 토지에 도착한 탐광업자가 모자를 빙빙 돌려 모자가 떨어진 지점을 굴착하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즉 운에 모든 것을 맡기는 도박이나 마찬가지였다. 석유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Wild Cat’이라는 말은 처녀지의 시굴정(試掘井)을 의미하는데, 미국 개척시대에 자신이 번 돈만으로 잇달아 새로운 돈벌이를 시도하는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강한 승부사를 ‘Wild Catter’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시굴정에서 석유가 발견되면 주위에 잇달아 석유 채굴용 망대가 들어서서 곧 망대의 숲을 이루는 것이 당시의 풍광이었다. 특히 석유는 먼저 캐낸 사람이 임자라는 ‘포획법규’가 한몫을 했다. 이 포획법규에 의하면, 석유가 비록 이웃 사람의 소유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해도 그 토지로부터의 모든 석유를 채취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토지소유자는 그들의 광구 경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장소를 굴착하여, 이웃사람에게서 석유를 가로채어 자신의 매장량을 늘려 나갔다.
불과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추는 마구잡이식으로 이루어졌다. 10개 공을 시추하면 9개 공이 건공(乾孔 : 석유 또는 가스가 나오지 않는 시추공)일 정도로 성공률이 낮았는데, 석유개발업자들은 이 10%의 확률에 운명을 걸었다. 그러나 탐사장비의 발달과 슈퍼컴퓨터의 등장은 땅 속 깊은 곳의 지질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에 따라 탐사 성공률이 30~40% 수준에 이를 정도로 석유 발견의 가능성은 커졌다. 이러한 신기술에 힘입어 심해(深海)유전 또는 생산비가 겨우 나올 만한 한계유전도 점차 개발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최근 신규유전의 발견은 각 분야의 지질전문가들의 협력과 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이루어진다. 지질학자들은 주로 석유 매장 가능지역에 대하여 지구 표면의 암석분포를 조사하고, 지구 물리학자들은 지향사(地向斜 : 장기간에 걸친 침강이 계속되어 두꺼운 지층이 퇴적된 지역을 말함)의 구조를 조사하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분별하고 정밀 조사를 수행한다. 이들 자료를 분석한 유망지역을 선정, 탐사공을 시추하여 경제성 있는 석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석유탐사기법에는 지표지질조사, 물리탐사, 시추탐사 등이 활용되고 있다.
① 지표지질조사
지표지질조사는 항공기,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고공에서 항공사진이나 원격 탐사자료를 취득하여 지표사진을 판독하고, 원격탐사 결과 인지된 지형과 이와 관련된 지질구조를 암시하는 습곡, 단층, 균열대 등을 직접 탐사하는 것이다. 주로 퇴적분지를 구성하는 암석의 종류, 퇴적의 발달 상황, 인접한 지층과의 층서 관계 등을 조사하게 된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하여 퇴적분지의 형상, 지하 심부에서의 구조 형태, 근원암, 저류암의 발달 상황의 개요와 유전 형성의 가능성에 대해 추정하게 된다.
물리탐사는 항공, 지표, 해상 및 지하에서 대상물의 제반 물리 현상을 측정하는 것이다. 계측 기술의 발전으로 지하의 정보를 정량적으로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 탐사에서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물리탐사에는 탄성파탐사, 중력 및 자력탐사 및 전기 탄성파탐사 등이 있다. 이 중 탄성파탐사는 지표 또는 해상에서 인위적으로 탄성파를 발사하여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분석하는 것이다. 탄성파는 지층을 관통하면서 굴절한다. 막대기를 액체가 담긴 유리컵 속에 넣었을 때, 막대기가 구부러져 보이는 현상과 같다. 컵에 넣은 액체마다 막대기의 구부러진 각도가 달라지듯이, 지질층이 다르면 탄성파가 관통하면서 다른 굴절효과가 일어난다. 이를 컴퓨터로 해석하여 석유 부존 가능성이나 유망구조를 도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컴퓨터의 발달로 인해 3D에 이어 4D탄성파탐사가 도입되어 지하의 지층구조를 수직 및 수평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정밀탐사에 유력한 기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력 및 자력탐사는 지구 자체가 지니고 있는 중력장과 자력장이라는 물리적 현상을 토대로 하여, 탐사 대상 지역에서 국지적인 중력 또는 자력의 이상 변화를 측정하여 부존 자원 또는 지질 구조를 규명하는 탐사 방법이다.
③ 시추탐사
시추탐사는 물리탐사 결과에 의하여 부존물의 위치, 규모와 성질을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직접 석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적으로 정밀한 지하정보를 얻기 위해 지하에 구멍을 뚫어 탐사하는 것을 말한다. 시추 작업과정을 보면, 우선 굴착하면서 소요탐사의 지층에서 암석의 샘플(Core)을 채취하여 암석학적 검사나 화석학적 조사를 반복해서 지질의 시대나 퇴적환경을 알아야 한다. 시추는 유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징물인 시추리그를 세우고 비트라 불리는 회전용 굴삭기를 이용해 땅속을 회전해 들어가면서 흙, 암반을 뚫는 회전식 시추방식이 대부분이다. 시추액이 윤활작용을 하면서 드릴파이프 끝에 붙어 있는 비트가 바위를 갈아낸다. 이 시추액을 이수(泥水, Mud)라고 한다. 이수는 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첨가제들이 많이 들어간 윤활 복합체이다. 이수 속에 지층에서 녹아 나오는 탄화수소분을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로 검사하는 이수검층을 하게 되는데, 이는 직접 석유발견과 관계되기 때문에 세밀한 검사가 요구된다. 굴착이 진행되어 석유의 부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깊이에 도달하면 유정의 전기적인 성질을 검사하기 위해 물리검층이 실시된다. 독일의 슐룸베르거(Schlumberg) 형제에 의해 개발된 이 전기검층은 석유와 물의 전기적 성질이 아주 다르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빈약한 전도체인 석유는 높은 비저항을 일으키지만, 물은 아주 적은 저항밖에는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유정에서 전기를 측정하면 석유 부존 암석층과 물을 함유한 보통 암석층을 정확히 구별함으로써 석유부존에 결정적인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게 되었다.
시추 깊이는 목표 지질층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석유를 생산하는 지층들은 일반적으로 1km에서 4km 사이의 깊이에서 발견된다. 가스층은 보통 6km 이상 깊이에 있다. 시추 비용은 석유 개발비용의 상당 부분(50~60%)을 차지하지만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남미와 중동,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뚫는 비용의 10%도 안 되는 비용으로 미국에서는 똑같은 깊이의 시추를 할 수 있다. 모든 부수비용을 고려할 때 해상시추는 가장 비싼 육지 시추보다 4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 회전식 시추기술이 진보하면서 수직방향뿐만 아니라 수평 또는 어느 방향(多角, 多枝)으로든 시추가 가능해졌다. 다각, 다지 시추를 하게 되면 유정과 지층 사이의 접촉면이 늘어 생산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유정을 뚫은 후에 구멍을 남겨 놓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그리 단단하지 못한 암석층에서 나온 낙석으로 유정이 메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우려되는 점은 이런 유정이 다른 유층들 사이를 연결하는 도관 역할을 하여 바람직하지 않은 혼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혼합은 다른 석유와 물이 섞이는 것을 뜻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지층 사이의 유체압력을 같게 만들어 버린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높은 압력의 저류층에서 생성된 석유가 지층에 도달하지 못하고, 이런 유정을 통해 압력이 낮은 지층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유층에는 공벽보호관을 설치하고, 지층과 공벽보호관 사이의 공간을 시멘트 반죽으로 채워 격리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물론 공벽 보호관을 설치하고 시멘트 처리를 한 후에도 석유가 바람직한 지층들로 흐를 수 있게 하는 길이 필요하다. 그래서 폭약을 이용하여 공벽 보호관 안에 구멍을 뚫는다. 즉, 시멘트로 격리하고 표적 저류층에 성공적으로 천공한다면, 그 유정은 제대로 건설된 것이다.
④ 전자탐사
최근 해양 전자탐사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해양탐사방법 중 하나이며, 기존 탄성파 탐사로 확인된 유망구조를 대상으로 석유가스 부존특성을 탐지하는데 활용된다. 특히, 해양 전자탐사는 전자탐사 기술을 심해저 환경에 적용하여 석유나 가스층의 높은 전기 비저항 특성을 이용해 탄화수소를 탐지하므로 탄성파 탐사와 병행하여 중요한 보조수단으로 사용된다. 전기장 및 자기장을 수신할 수 있는 수진기는 해저면에 고정되고, 전기 쌍극자가 장착된 송신기는 해저면에서 50~100 m 띄워 이동하면서 탐사가 진행된다. 인공 송신원인 수평 전기 쌍극자에서 전기장 혹은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지하에 전기장이 발생하며 이 전기장에 의해 매질의 전기 전도도에 비례하는 전류가 흐르게 되고, 이 전류에 의한 자기장을 수신기에서 기록한다. 지하에 흐르는 전류는 매질의 전기 전도도에 따라 변화되기 때문에 수신기에 기록된 전자기장은 지하매질의 전기적 물성인 전기 전도도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석함으로써 지하 매질의 전기전도도 구조를 밝힌다. 해저 지층에 석유가스 저류층이 존재하면 일정 송수신 구간에서 매우 큰 값을 보여주어 해저지층 내의 탄화수소 저류층을 해석할 수 있다. 탄성파 탐사자료는 지하의 지질구조를 밝힐 수 있어 유망구조 파악은 가능하지만 구조 내부의 물성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하기 때문에 탄성파 탐사 자료를 통해 확인한 유망구조 내에 탄화수소의 부존 확인은 주로 시추를 통해서만 가능하였다. 그러나 시추탐사 결과 약 90%는 탄화수소가 아닌 염수로 차 있었을 만큼 시추의 성공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드는 시추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추를 하지 않고 유망 구조 내의 물성을 파악하여 탄화수소의 부존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석유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킬 수 있다.
시추작업 과정에서 석유가 발견되면 개발•생산 단계로 전환된다. 지상에는 원유, 가스를 뽑아내는 크리스마스트리라 불리우는 생산장치를 설치하고, 해상에는 플랫폼을 설치하여 원유를 생산한다. 해상 플랫폼은 바다의 깊이, 유전의 규모, 육지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다양한 규모로 설치되며, 강철과 콘크리트를 이용하여 해저에 고정된다. 가장 큰 규모의 플랫폼은 25층 건물 높이에 축구장보다 크며, 500여 명의 생산 기술자들이 상주하기도 한다.
유전 생산 초기에는 가스나 석유 밑에 깔려 있는 물의 압력에 의해 석유가 자연히 위로 분출하게 된다. 이것을 자연분출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유층 내 자연적인 압력으로 생산되는 석유는 겨우 20% 내외에 불과하다.
석유와 가스생산량은 저류암의 성질, 지층압력, 원유의 점성도 등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원유를 계속 생산하게 되면 시간이 갈수록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 즉, 유정들은 모두 생산속도가 감소된다. 이것은 지하의 원유를 회수함에 따라 저류층의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다공질 암석은 풍선과 달리 크기가 줄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남아 있는 원유는 모든 가용 공간을 채우며 분산된다. 기체인 가스는 압축성이 훨씬 강하지만 액체상태인 원유는 약간만 생산해도 유층 내 압력이 급속하게 감소될 수 있다. 최초 매장량에서 3%만 회수해도 저류압력은 생산정의 밑바닥 압력과 같아진다. 이렇게 되면 원유가 더 이상 생산정 안으로 밀려들어가지 않고 매장 석유의 97%가 저류층의 제자리에 그냥 남아 있게 된다. 이것을 1차 회수(Primary Recovery)라고 한다. 그러나 유층과 접촉하는 대수층의 물이 많으면 물이 자연스럽게 유입되어 강한 물 추진으로 석유회수율이 10~25%로 증가될 수 있다. 자연적으로 유출되지 않는 석유는 가스 또는 물을 주입하거나 펌프로 퍼올리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자연유출 유전에서도 압력을 유지하고 생산율과 긍극가채량을 최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생산 초기부터 저류층에서 가스와 물을 주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저류층에서 석유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퍼올리기 위해 많은 방법이 시도되었다. 전략적으로 적절한 유정들을 선택, 유체를 주입하여 석유를 생산정으로 밀어 넣는 방법들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물을 주입하는 것이다. 물 주입법(水攻法) 또는 2차회수(Secondary Recovery)로 알려진 이 공정은 오늘날에도 세계 각지에서 사용된다. 매장 원유의 점도가 높거나 그 밖의 다른 유동장애 요인들을 제거하여 석유의 생산을 촉진키는 방법들을 통틀어서 증진회수법(EOR : Enhanced Oil Recovery)이라고 한다. 화학물질을 통해 근처 유정의 문제들을 제거하거나 유출통로를 확장시키기 위해 석유부존층을 수압파쇄하는 방법이 자주 쓰인다. 수압파쇄법은 균일입자의 깨끗한 모래 수만 톤을 보강하여 저수층 주변보다 더 높은 투과율을 갖게 하는 것이다. 주입된 모래는 일종의 고속도로 같은 것을 만드는데, 석유가 이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하여 생산속도가 높아지게 된다. 회수증진법은 석유의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든다. 유정에서의 석유 생산량 증진은 기술 이외에도 유가수준에 따라 변화될 수도 있다.
지하에서 지표로 올라온 석유는 가스와 물이 혼합되어 있으므로 먼저 석유로부터 가스와 물을 분리한다. 저류층의 물은 종종 대수층에서 유정 안으로 침입하여 석유와 함께 유출된다. 석유 생산비용 중 생산된 물을 분리하고 처리하는 데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물은 가끔 증발시켜 처리하기도 하지만 보통 다른 지하 저류층에 재주입하여 처리한다. 가스는 석유와 물을 분리하고 황화수소와 이산화탄소 같은 불순물을 제거하여야 한다. 석유와 가스는 유전에서 일시적으로 탱크에 저장된 후 파이프라인에 의해 목적지로 운반된다.
3) 해양시추와 석유생산
해양시추는 먼저 육상시추가 발전함에 따라 1897년 미국 캘리포니아 서머랜드 해변에서 육지와 연결된 시추 구조물(Jetty)에 의한 시추로서 시작되었다. Jetty는 해안의 경사면에 육지의 한쪽과 연결된 시추 구조물을 바다에 설치하여 시추조업을 수행하였으며, 이 구조물이 계속 발달하여 1928년에는 간단한 구조의 잠수식 시추선이 출현하여 늪지나 호수 등 얕은 수심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다. 1932년에는 처음으로 시추장비를 장착한 고정식 구조물(Platform)과 시추 지원선박이 출현하였으며, 계속하여 시추장비를 장착한 갑판을 상,하 이동할 수 있는 승강식 시추 구조물(Jackup)이 등장하였다. 석유의 발견이 해안에서 멀어지게 됨에 따라 수심이 더 깊은 곳에서 시추작업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1953년에는 최초로 시추장비를 설치한 선박(Drillship)이 등장하였다. 1962년에는 안정성이 보강된 반잠수식 시추구조물이 출현하여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잭업(Jack-up, Rig)식은 통상 예인되어 목적지에 설치된다. 다리가 해저 지층에 고정되며, 상하 이동 가능한 선체는 조업 시 수표면 위로 들어 올려져 사용된다. 수심이 비교적 얕은 지역에서 사용된다. 반잠수식 시추리그는 폰툰(Pontoon)이라 불리는 다리를 가지고 있다. 이 폰툰에 공기를 채워 부양되도록 하고 8개 이상의 닻을 이용하여 위치가 유지되도록 한다. 거칠고 깊은 바다에서 뛰어난 안전성을 제공하는 장점으로 북해 북부 유전과 같이 기상이 나쁜 곳에서 선호된다.
완전 부유식 리그는 자체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 선박형 리그이다. 보통 선박과 모양은 같으나 선체의 구멍을 통하여 시추를 할 수 있는 기중기 타워가 설치돼 있다. 시추선은 몇 개의 닻을 내려서 간단하게 위치를 유지하거나 또는 컴퓨터로 통제되는 다수의 개별 구동 추진기를 이용하여 자동으로 선체의 위치를 바로잡아 시추공 위에 정확하게 위치를 유지시키도록 한다. 선박형 시추리그는 매우 거친 기상상태에서는 그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 폭풍이 불 때에는 시추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종종 심해에 시험 시추정(Wild Cat)을 뚫을 때 사용된다.
상업적 가치가 있는 석유나 가스의 발견이 이루어지면 중앙 통제시설로 보통 강철 또는 콘크리트 플랫폼을 설치한다. 한 플랫폼에서 수십 개가 넘는 유정을 경사지게 굴착할 수 있다. 플랫폼은 특정 지역의 수심에 맞추어 해수면 위로 적어도 30미터 이상 드러나도록 플랫폼의 다리 기둥을 설계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때때로 발생할 수 있는 큰 파도를 피할 수 있다. 보통 소규모 해양유전은 플랫폼을 설치하는 것이 비경제적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작은 유전을 인근의 기존 플랫폼에 연결시킬 수 있다. 또한 어떤 개별 유정에 대해서는 부유생산, 저장 수송시스템(FPSO)이 개발되었다. 개조탱커 또는 FPSO용 선박이 유정 바로 위에 자리를 잡고, 생산파이프를 특수하게 설계된 해저 크리스마스트리에 접속시킨다. 생산되는 석유, 가스 및 물은 선박으로 보내어 각각 분리시킨다. 가스는 태워버리고, 물은 정화 처리하여 바다로 배출시키며 석유는 선박의 저장탱크에 저장한다. 선박에 석유가 가득 차면 생산파이프를 끌어올리고 하역항구로 수송한다.
4) 셰일 가스 개발
2000 년대 이후 수평시추 및 수압파쇄 기술의 혁신에 따른 생산성 증가 및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셰일 가스 개발이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셰일 가스는 진흙이 굳어진 퇴적암석층(sedimentary rock formation) 안에 갇혀있는 메탄가스이며 혈암가스 라고 부르기도 한다. 셰일 가스는 지하 100~2,600m에 걸쳐 다양한 심도에 미세한 진흙이 수평으로 쌓인 후 탈수되어 생성된 혈암 또는 이암에 배태(胚胎)되어 있는 천연가스이다. 전통 천연 가스와 셰일가스는 개발 생산의 방법, 난이도 및 지질 특성이 다르며 또한,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경제적인 생산이 어려워 수평시추 및 수압파쇄 등의 신기술을 적용하여 생산한다.
또한, 전통 천연가스와 달리 셰일가스는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으며, 북미지역의 부존량이 전 세계 부존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현재까지 북미지역 특히 미국이 가장 활발하게 셰일가스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상업생산이 시작됨에 따라서 석유 및 가스시장 주도권이 기존 전통 수출국인 중동, 러시아에서 미국 이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