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는 물보다 가벼운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암녹색 또는 흑갈색의 끈적끈적한 액체로 여러 가지 탄화수소 화합물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주성분이 탄화수소라는 점에서 천연가스와 함께 탄화수소연료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생성에 따른 분류로써 석탄과 함께 화석연료(Fossil Fuel)에 포함된다.
탄화수소 분자는 종류가 매우 많고 가공에 의해 용도에 맞게 거의 무한대로 분자 구성의 변화가 가능하다. 간단한 CH4(메탄을 나타내는 탄소원자 하나와 수소원자 4개로 구성된 것)에서부터 수백 개의 원자를 갖고 있는 다양한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즉 분자 등의 원자 수와 위치를 바꾸기만 해도 어느 화합물을 다른 화합물로, 또는 수천 가지의 새로운 화합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무궁무진한 유용성으로 인해 화학공업의 원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탄화수소의 혼합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단일물질과는 달리 일정한 비등점이 없고, 일정한 증류범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원유를 정제하는 가장 단순한 공정은 원유 중의 경질성분과 중질성분을 나누어 취득하는 증류의 작업이다. 이 밖에 석유는 전기 전도율이 매우 낮아서 다른 불순물을 함유하지 않는 등 절연성이 높다.
석유는 열량이 높고 불순물이 적어 완전 연소되어 내연기관의 연료로 쓰일 뿐 아니라, 취사용, 등화용, 각종 보일러의 열원으로써 광범위한 용도를 갖고 있다. 또한 액체이기 때문에 개발에서 사용에 이르기까지 취급이 간편하다. 석유는 유정에서 채굴•생산되어 지상에 설치되어 있는 파이프 라인을 거쳐 목적 장소에 도달하게 되고, 정유공장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여러 가지 석유제품으로 생산된다. 석유는 개발에서 제품에 이르기까지 연속 조작 및 자동 제어가 쉬우며, 정제 및 수송비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또 석유제품은 원유에서 연쇄적으로 생산되는 연산품이기 때문에 특정 석유제품만을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목적으로 쓰이는 탄화수소 ‘연료’와 기계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윤활유를 제외한 석유화학제품은 탄소가 주성분인 유기화합물이다. 탄소가 사슬처럼 이어져서 만들어진 메탄, 에탄, 프로판과 메탄올과 같은 ‘지방족’ 화합물도 있고, 6각형의 고리 모양을 이루고 있는 벤젠, 톨루엔, 자일렌, 페놀, 아닐린과 같은 ‘방향족’ 화합물도 있다. 모두가 먼 옛날 식물에서 애써 만들었던 물질이거나 그런 물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정유공장에서 생산되는 그런 물질의 종류는 300여 종이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석유 성분이 의약품이나 화장품으로 변신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인류는 19세기 말부터 그런 유기화합물을 인공적으로 변환시켜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화학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자연의 생태계가 만들어낸 천연물질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인류는 석유를 원료로 하여 독자적인 생존의 방식을 찾아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