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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세금 인하 시급하다
  • 작성일2005/06/17 16:53
  • 조회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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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세금 인하 시급하다

주 정 빈_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팀장

정부의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안’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다.
2007년 7월까지 휘발유, 경유, LPG의 상대가격비율을 100대 85대 50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골자이다. ‘05년부터 국내 경유승용차 보급에 따른 대기오염방지를 위해 경유는 더 올리고 LPG는 내릴 계획이다. 이번 세제개편의 목적이 경유에 있으나, 엉뚱하게 등유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등유세금은 이미 제 1차 에너지세제개편에 따라 2001년 7월부터 인상되어 왔다.
등•경유간 가격차이를 이용한 경유로의 불법전용을 방지하기 위해 경유가격에 등유가격을 연동시켜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0년 7월까지만 해도 휘발유의 40% 수준에 머물렀던 등유가격은 현재 62%수준까지 도달해 ‘06년도 목표치인 55%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국내 등유가격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다. 주요국이 서민용 난방연료에 대해 저가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등 주요선진국의 난방유 가격은 국내 등유가격의 57~82%이고, 일본의 등유세금은 우리나라의 11%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등유에 붙는 세금은 국내 경쟁연료인 도시가스에 비해서도 턱없이 높다. 열량기준으로 환산시 등유세금은 도시가스의 6.7배에 이르며 2006년 7월에는 8.4배로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이를 반영하여 등유소비량은 2004년말 기준 2000년 대비 38%나 감소했고, 한때 8,000여 곳에 달하던 등유판매업소도 올해 들어 5,700여 곳으로 감소하고 있다.

등유 또한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는 농어촌, 중소도시 가구, 도시 영세민 등 사회적 소외계층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의 동절기 월평균 난방비는 가구당 22만원 정도인데 비해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도시 중산층의 월평균 난방비는 13만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소득수준이 도시가구에 비해 76% 수준인 농어촌 가구가 도시가구보다 1.7배나 높은 난방비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정부가 계획대로 등유세금을 인상할 경우 등유 소비자의 난방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어 소득역진성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정책적 배려와 보완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요국과 비교하고 민생유류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등유특소세를 1차 에너지세제개편 전 수준인 리터당 60원으로 인하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본다. 다만 정부가 우려하는 등유의 경유전용에 대한 문제는 등유세금 인상이 아닌 식별제 사용, 착색제 첨가, 단속강화 등을 통해 정비해 나가면 될 듯 싶다. 외국의 경우에도 수시 노상검사, 품질검사, 불합격시 강력한 행정제재, 지자체의 자발적이고 강력한 단속 등 등유가격을 저가로 유지하면서도 등유세금 인상없이 유사경유의 유통을 억제하고 있다.

에너지세제개편은 연관 산업과 우리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정부의 정책적 고민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파생되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등경유에 대한 대책도 외국의 사례 등을 참고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서민의 난방비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유사경유의 유통도 억제하는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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