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정유산업, 수출 효자산업으로 급부상
- 지난해 수출 23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 경신, 전년대비 13.8% 성장 -
-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선박에 이은 5위 -
지난해 정유업계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234억 달러. 2004년 수출 100억 달러 시대를 연 이후 ’06년, ’07년 연속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또, 석유제품은 국내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조선에 이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등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07년에는 원유수입 총 금액의 40%를 석유제품으로 수출했다. 내수산업으로 치부되어 왔던 정유업이 당당히 국내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증거이다. 석유제품 수출 역사와 수출 증가 이유 및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
석유제품수출의 역사
우리나라의 석유제품수출 역사는 1966년부터 시작된다. 1964년 대한석유공사(현 SK주식회사)가 3만5천b/d급의 제1상압증류시설을 가동하고 나서 2년 후인 1966년에 석유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수출규모는 연간 2천 배럴이었으나 지난해 수출실적은 이미 2억9,226만 배럴로 41년 만에 물량 면에서 약 14만6천 배나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1980년대 들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1980년대 초반의 석유수요 침체로 정유산업 가동율이 저하되면서, 해외원유를 수탁정제하여 판매하는 임가공수출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은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1977년), 자동차(1975년), 조선(1969년) 등의 수출 개시년도에 비해서도 가장 빨랐다. 석유제품수출은 우리나라 수출정책과 나란히 그 궤를 함께 하여왔다고 볼 수 있다.
석유제품수출금액 2년 연속 200억 달러 돌파
정유업계는 지난해 석유제품 234억 4천만 달러를 수출하여 2006년에 달성한 석유제품 수출금액 최고치인 206억2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전인미답의 수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원유수입금액이 592억 달러였으나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으로 수출한 금액은 234억 달러로 원유 수입금액의 약 40%를 다시 거두어 들이고 있다. 특히 수출금액 234억 달러는 자동차 196만여 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이며(2007년 자동차 수출대수 약 284만대), 하루 평균 약 6천4백만 달러(약 600억원)를 수출한 셈이다.
【표】연도별 석유제품 수출물량 및 금액 추이
더욱이,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2007년 기준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390억4천5백만 달러, 자동차 372억 8천4백만 달러, 무선통신기기 304억5천8백만 달러, 선박류 277억7천7백만 달러에 이은 5위에 해당하여, 석유제품이 국가 수출품목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2007년 산업별 수출금액 순위
이처럼 석유제품 수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석유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고유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돼 수출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실제로 지난 해 수출단가는 연평균으로 배럴당 80.3달러를 기록하여 전년평균(71.3달러)에 비해 12.6% 상승하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단가가 급격히 상승하여 수출 금액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중국, 인도의 경제성장과 경질유 수요증가 등 국제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수출금액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표】월별 수출단가 추이
정유사별로는 에쓰오일의 수출금액이 80억1,656만 달러로 가장 많고, SK에너지가 64억5,314만 달러, GS칼텍스가 49억2,995만 달러, SK인천정유가 21억9,634만 달러, 현대오일뱅크가 18억2,411만 달러 순이다.
2006년의 경우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1.0%로 절반을 넘어섰고, 아직 경영실적이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2007년에도 매출액 중 수출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정유사가 석유제품을 수출한 국가는 총 34개국으로 주요 국가로는 중국(21.9%)과 미국(15.8%), 일본(15.6%),), 싱가폴(14.1%), 칠레(7.9%)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최근 경제발전에 따라 석유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정제시설이 부족해 외국으로부터 석유제품을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은 등·경유 등 경질유 제품을 ‘한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칠레는 한-칠레 FTA 체결로 한국으로부터 경유를 많이 수입했다. 수출물량이 많지는 않으나 수출국 가운데는 아랍에미레이트 및 사우디 등 산유국도 포함되어 있다.
【표】국가별 수출 금액 추이(2005~2007)
제품별로 살펴보면 경유가 37.2%로 석유제품 수출금액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출되는 경유의 절반 가까이가 황함량 1.0%로 국내에서는 환경규제로 사용하기 어려우나 수출을 통하여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수출 제품중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경질유의 비중이 70% 가까이 차지해 벙커C유 등 저가 제품 수출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까지 몇 년간 석유제품 수출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수출마진은 지난해에는 배럴당 12.4달러로 2000년 대비 3.5배나 증가했다.
【표】연도별 수출마진 현황
향후 석유제품 수출전망
정유업계는 공급과잉인 국내보다 수출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 개도국들의 정제시설 확충으로 석유제품 수출여력이 줄고 있다. 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 따른 미국발 경기침체 여파로 당분간 석유제품 소비는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당장 ‘08년 2월 수출 물량은 전년동월대비 3.4% 하락하였다.
또, 수출단가 상승으로 수출금액은 증가했지만, 고유가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출채산성도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지속적인 석유제품 수출을 위해 국제 기준을 상회하는 고품질의 친환경 석유제품 생산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표】석유제품 수출금액 및 증가율 추이 (전년동월 대비)
특히 정유업계는 고도화시설 확충을 통해 원유에 비해 가격이 낮은 벙커C유를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고급 경질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데 투자와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휘발유 등 경질유의 경우 정제마진이 +로 나타나나, 생산비중이 30%에 이르는 벙커C유는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도화시설을 통해 생산된 경질제품은 단순정제시설을 통해 생산된 제품에 비해 채산성이 월등히 높아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IEA의 <오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1~2월 평균 두바이 원유-싱가폴 석유제품간 단순정제마진은 -3.75$/Bbl 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0.99$/Bbl 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이다. 국제 원유가가 초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동안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 폭이 원유가 상승폭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07년 연초 대비 12월, 두바이 원유가격 상승률은 65.5%인데 비해 동기 싱가포르 국제휘발유 가격은 61.3% 상승에 그쳤다.
이런 여건 속에서 올해 정유업계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유가가 지속되면서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산업은 주요 외국에 비해 아직 고도화율이 낮아 국제정제마진의 회복 여부 등 외부 여건에 따라 경영실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이윤삼 산업홍보본부장은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석유제품 수출금액이 200억 달러 돌파한 것은 정유산업이 내수에서 수출로 급속도로 전환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석유산업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국내시장 보다는 대외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라며 “정유업계는 2011년까지 총 11조원을 투자해 고도화시설을 확충 하는 등 국제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