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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관련 세금 내릴 때다
  • 작성일2004/08/06 10:42
  • 조회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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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관련 세금 내릴 때다

安   棅 遠 (대한석유협회 회장)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또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WTI(서부텍사스중질유)선물가격이 지난 3일 배럴당 44.15달러를 기록해 ‘83년 뉴욕선물시장 개장이후 최고가를 기록했고, 두바이유도 37.51$를 넘어서 ‘90년 걸프전(37.04달러)시 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이는 작년 평균(배럴당 26.8$) 대비 32%나 오른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석유사용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총수입액중 석유비중이 16.8%(‘03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실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올해 정부와 산업계는 유가를 두바이 기준 25$ 전후로 경제목표를 설정했으나 현재 37$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5달러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3%p 낮아지고 물가는 0.5%p 오르며 경상수지는 60억$가 감소된다. 문제는 국제유가급등으로 인한 충격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나라가 더 심대하다는 데 있다. 에너지다소비형 산업구조와 낮은 에너지효율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원유도입액은 지난해 231억$로 중국(198억$)보다 많지만 에너지효율은 일본의 1/3수준에 불과하고 에너지원단위(GDP 1달러당 1차에너지소비량, 0.319 TOE/달러)는 OECD평균(0.195)보다도 현저히 높다.

 

수급차질과 중동불안이 주된 원인

 

최근의 고유가는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불안 등이 근본 요인이다. 즉 석유자원의 고갈문제가 유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석유전문가들은 오는 2008년경부터 세계석유생산이 최고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OPEC도 그동안 22~28달러에서 운용하던 유가밴드를 28~35달러로 상향조정할 움직임이다. 고유가는 이제 구조적인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에 대응한 정부의 종합적인 석유정책과 민간에서의 의식 및 생활패턴의 전환이 요구된다.

 

교통세 인하등 장단기 대책 필요

 

다행히 최근 정부는 에너지기본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직속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설치하여 에너지확보를 국가적 아젠다로 채택할 계획이라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하여 에너지저소비 고효율산업체제로의 전환과 현재 3.1%(일본15%)에 머물고 있는 자주원유개발 지원강화 등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들도 고유가 기조를 받아들이는 인식전환과 선진국형 소비가 요청된다. 이와 아울러 유가급등에 대한 단기처방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휘발유의 세금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 같은 비상상황에서 세금조정은 실효성있는 대책이 될 수 있다. 내수진작과 국민생활 안정 차원에서 원가상승 흡수 수단으로 일정기간이라도 원유관세 수입부과금 교통세등 정부부과금 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국가 명운을 건 석유확보경쟁이 치열하다. 석유를 상업적으로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의 개발이 요원하고 석유마저 고갈이 머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석유자원확보 여부는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최근의 유가급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준비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 유가가 급등하면 관심이 고조되다가 해소되면 아무일 없는 것으로 돌아간 전철을 더 이상 밟아서는 안된다. 정부에서도 종합적인 대응책과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지만 언론과 국민들도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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