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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화석연료의 재조명
  • 작성일2025/01/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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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화석연료의 재조명

 

 

 

    前)에너지경제연구원 이복재 박사

 

 

 

 지금은 기후위기 시대이다. 캐나다의 북위 50도 지역에서 2021년 6월 말 기온이 49.6oC까지 올라갔다. 같은 해 7월 중순엔 서유럽 폭우로 독일, 벨기에에서 사망자가 210명 이상 발생했다. 그 며칠 뒤 중국 정저우에선 1년 치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지하철이 침수됐고 63명이 사망했다. 2024년 11월 11일,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월의 기간에 지구 평균 온도가 1.54oC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0월에도 지구 북반구의 고온 추세가 꺾이지 않아서 2024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oC 이상 상승하는 첫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친환경’이 도그마가 되었다. 환경주의자들이 지구를 구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도처에서 친환경을 외치고 있는 결과다. 그러나 친환경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수단이어야 하며, 기후위기 대응에도 실질적인 효과가 있어야 한다. 환경은 인간을 섬겨야 하고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친 인간’이 목표여야 한다.

 

 환경주의자들은 화석연료는 퇴출시키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에너지전환은 인위적인 ‘주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기후위기 대응에 경쟁력이 약한 에너지원이 도태되고, 기후위기에 강한 에너지원으로 전환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덫’에 걸려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산업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희귀금속 중 희토류 금속은 재생에너지의 필수 소재이다. 이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의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된다. 희토류의 세계 생산량 중에서 중국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희토류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중국은 희토류 금속을 전략물자로 관리하면서 국익 추구의 주요 수단으로 수출량을 통제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 희귀금속은 정치적·사회적으로 불안한 후진국들이 주요 생산국이어서 공급망이 극히 취약하다.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해지면 새로운 에너지 위기가 초래된다. 실제로 2024년 12월 3일에 중국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등 주요 희귀금속의 미국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처럼 재생에너지의 필수 소재인 희귀금속은 사실상 ‘위기 금속’인 것이다.

 

 화석연료는 고밀도 에너지원으로서 공급의 효율성, 신뢰성, 인간 친화성이 탁월하여 인류의 미래를 풍요롭게 만들고, 경제발전을 촉진하며, 가난을 극복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효율적인 화석연료 사용을 통해 인류의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기후위기 대응능력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인류는 가뭄, 산불, 태풍, 홍수와 같은 극심한 기후변화의 폐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화석연료에서 얻은 에너지를 통해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며, 저장하는 CCUS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인류는 화석에너지가 제공하는 동력 등을 사용해서 기후위험을 상쇄시키거나 기후이익을 증대시키고 있다. 가령, 견고한 빌딩을 건축하고 조기경보 체계를 강화해서 태풍에 대비하거나, 거대한 댐을 만들어서 강수량이 많을 때 물을 저장하고 강수량이 부족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현재 화석에너지가 풍부한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이전의 그 어떤 인류보다 가뭄으로부터 더 안전한 삶을 살고 있고, 에너지가 부족한 후진국의 사람들도 가뭄으로부터 이전보다는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한때 기후재앙 사망자 중에서 으뜸을 차지했지만, 지난 세기에 99%나 감소했다. 선진국들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다양한 기계를 활용해서 거대한 가뭄의 피해를 극복한다. 이러한 화석연료가 가져다준 혁신과 성과는 화석연료의 공급 효율성, 신뢰성, 인간 친화성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특성이 없는 재생에너지와 같은 에너지원은 화석연료가 가져다주는 혁신과 성취를 달성하기 어렵다.

 

  화석연료 사용의 확대는 궁극적인 가뭄 대응 기술인 해수의 담수화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담수화 기술은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세계의 담수화 능력은 화석연료의 사용 확대와 함께 증대될 것이다. 또한,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계를 활용하여 목표 구역의 산불을 통제하면서 산림을 관리한다. 목표 구역 밖으로 산불이 벗어나지 않도록 방화지대를 만들고, 통제된 산불의 성공 여부를 인공위성 사진이나 항공기를 이용하여 평가하며, 화석연료 기반의 기계를 사용하여 벌목하고 목재와 나무 칩을 만들어 산불을 일으키는 화목(火木)을 재화로 바꾸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화석연료 사용 감축만이 아니라, 고밀도 화석에너지를 이용하여 인간의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을 키우고,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확대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석유와 같은 친인간적인 고밀도 화석에너지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것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사업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 도서 ‘기후위기 시대, 화석연료의 재조명’ 저자(‘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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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재조명|기후위기|재생에너지의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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