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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열분해 산업 현황과 석유/석유화학제품 원료로서의 전망
  • 작성일2023/12/19 16:03
  • 조회 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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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열분해 산업 현황과 석유/석유화학제품 원료로서의 전망

 

 

서명원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2023년 11월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서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었는데 주된 내용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석유정제원료로 석유 외의 친환경정제원료의 사용을 허용하며, ▲친환경정제원료 사용 내역의 보고 의무 등을 규정하는 내용으로, ▲석유를 대체하는 친환경 연료의 생산 및 사용을 장려한다는 점이 주된 내용이다. 이날 의결된 법률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하여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현행법에서 '석유' 정의는 원유, 천연가스 및 석유제품으로 규정하고, '석유정제' 정의는 석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석유정제업의 정의에 따르면 석유정제공정에 석유 외의 원료 투입이 곤란하므로, 자원순환경제시대에 발맞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폐타이어 열분해유, 바이오매스 등 원료의 투입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그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본 법률안 통과를 통하여, 1) ‘친환경정제원료’의 정의를 신설하고 석유정제원료로 친환경정제원료를 혼합한 석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2) 석유대체연료를 바이오연료, 재생합성연료 등으로 구분하여 명시하는 등 정의를 변경하여 그간 논란이 될 수 있었던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친환경정제원료’는 석유에서 유래한 것을 재활용 하거나 생물유기체에서 유래한 것으로 석유정제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한 것으로 정의하였는데 이로서 폐플라스틱이나 바이오연료를 모두 포함하였고, ‘석유 대체 연료’로서 바이오연료(생물유기체를 변환시켜 생산한 연료)와 재생합성연료(수소와 재생탄소를 합성하여 생산한 연료)로 명확히 정의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 석유정제 설비에 폐플라스틱 및 폐타이어 열분해유를 원유와 희석해 정제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열분해 산업은 더욱더 탄력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그림 1]과 같이 2021년 10월 18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에 따르면 폐기물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1,710만 톤 CO2eq에서 2050년 440만 톤 CO2eq로 감축할 예정이며 이중 에너지화를 통하여 170만 톤 CO2eq를 감축할 예정이다.

 

 

이를 양으로 환산하면, 매년 약 90-100만 톤의 폐기물을 열분해/가스화를 통하여 처리해야하며 현재 열분해 기술을 이용한 폐플라스틱 처리량은 2021년 기준 연간 2만7080톤이며 열분해유 생산량은 연간 8617톤임을 감안하면, 2050년까지 관련 시장 규모는 약 35~40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림 1]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른 폐기물 발생량,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 및 주요 CO2 감축 수단

[출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폐플라스틱 가스화를 통한 순환경제 구축” 연차 평가 발표자료, 2021]

 

 

이미 환경부에서는 열분해와 같은 화학적 재활용 시설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폐기물처리시설을 재활용시설인 열분해시설로 추가하는 내용으로「폐기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대통령령 제33011호, 2022. 11. 29. 공포ㆍ시행) 열분해를 통한 재활용 가능유형 및 재활용의 세부기준을 정하고, 열분해시설의 설치ㆍ검사 및 관리 기준 등을 정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1) 열분해 시설에 폐기물투입장치, 열분해실, 응축설비, 비응축성 열분해가스 연소실 또는 배기가스 처리설비, 유류저장설비를 설치해야 하고, 2) 폭발사고와 화재 등에 안전한 구조를 갖춰야 하며, 시설 내에 소화기 등 화재진압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해야 하며, 3) 열분해 후 발생한 고형잔재물이 발화하지 않는 구조로 설치해야하며, 4) 투입한 폐기물 중량의 50퍼센트 이상으로 열분해유를 회수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그간 열악한 열분해 사업 환경이 더욱더 안전하게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같이 열분해 시설에 대한 법률적 기반을 통하여 화학적 재활용 시설이 증가하면, 석유대체연료로서의 활용성이 증가하고, 순환경제사회를 앞당길 수 있을까? 열분해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점은 질좋은 폐기물 원료의 확보다. 최근 폐기물 처리 관련 업계간 폐기물 물량 확보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3년 9월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폐기물 열분해산업 육성 및 자원순환업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어 폐기물의 사용처와 사용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폐기물업계 (소각, 열분해, 시멘트 업계 등)의 개선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가천대학교 민달기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화학적 재활용이 본격 도입되는 2025년이 되면 정유업계나 화학원료 업계에서 연간 400만톤의 폐플라스틱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선별 수준 등으로 인해 100만톤 수준밖에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폐플라스틱 공급부족은 시멘트 제조 공장이 보조 연료로 가연성 폐기물을 사용하면서 본격화되었으며, 시멘트 공장들의 가연성 폐기물 사용량은 2019년 130만톤, 2022년 230만톤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환경부 측은 폐기물 분리수거 강화, 선별 고도화 등 공급물량 확대·조정 장치를 마련하고,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처리 환경 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해당사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장의 부작용이 크더라도 폐기물 등급제나 쿼터제 등을 도입하여, 시장에 개입 하지 않으면 폐기물 물량을 둘러싼 ‘제2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림 2] ‘폐기물 열분해 산업 육성 및 자원순환업 균현발전 정책토론회’ 개최 모습

[출처: https://www.mediapen.com/news/view/856221]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플라스틱세를 부과한데 이어, 2030년부터 EU 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플라스틱 용기에 재생원료를 30%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2015년 파리 협약 이후 가장 중대한 친환경 협약’이라고 불리는 유엔(UN)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최종 결정하는,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2024년 11월 25일부터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중대한 상황에서 폐기물 열분해를 통한 석유/석유화학 제품 생산의 선순환이 국내에서 먼저 성공 사례가 나오길 간절히 기대한다.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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