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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감축을 위한 공동처리(Co-processing) 기술과 동향
  • 작성일2023/10/0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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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감축을 위한 공동처리(Co-processing) 기술과 동향

 

 

서정길 교수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2015년에 체결된 파리 기후 협정은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최대 1.5°C로 제한하는 등 기후 변화의 영향을 억제할 수 있는 국제적 틀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200여개 국가가 탄소 배출을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도로, 해운, 항공 등 모든 운송 부문과 발전 부문에서의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수립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석유계(바이오) 대체 연료의 공급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과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바이오에탄올 시장 규모는 2021년 408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약 1,245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바이오디젤 시장 규모 역시 2021년 320억 9천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0.0%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속가능항공유(SAF)의 수요량은 2025년 80억 톤에서 2030년 230억 톤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출저: IEA 재생 에너지 2021) 

 

 

  이에 따라, 탄소 집약도(Carbon Intensity)가 낮은 연료를 생산함과 동시에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본 기고에서는 여러가지 기술 중에서도 Co-processing(이하 공동처리) 기술의 특징과 현황 및 필요성을 설명하고자 한다.  

 

 

  공동처리는 기존 석유 정제 공정에서 바이오 공급원료(식물성 오일, 조류 기반 오일, 폐식용유 및 동물성 지방 등) 또는 도시고형폐기물 등을 석유계 중간 물질과 함께 활용하여 재생가능한 탄화수소계 연료(경유, 휘발유, 항공유 등) 또는 원료(나프타 등)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전동화(Electrification)가 어려운 수송 부문에 바이오항공유, 바이오디젤 등의 기존 석유계 대비 환경 발자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체연료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을 공급원료로 활용함으로써 나프타 등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따라서 공동처리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및 화학산업의 넷제로 이행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공동처리 기술은 기존 정유 공장의 유동층 촉매 분해(FCC) 또는 수소화 분해(Hydrocracking)/수소화 처리(Hydrotreating) 장치를 활용하는 TRL 8-9 수준의 성숙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 화석 연료 의존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폐기물로 인한 오염 및 매립을 줄여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지속 가능한 기술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의 정제, 운송 및 저장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 경제적인 가격으로 저탄소 재생 연료 및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의 분석에 따르면 석유 정제소에서 바이오원유를 공동처리하면 바이오연료 업그레이드 비용을 최대 4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까지 국내 도로용 디젤 연료 내 바이오연료 혼합비율을 8%로 높이는 신재생에너지 연료혼합의무제도(RFS) 및 2050년까지 항공 부문에서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 항공 탄소상쇄 및 감축제도(CORSIA)에 대응할 산업적 기반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화석연료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감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저탄소-지속가능한 연료 생산 및 활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단기적으로 공동처리 기술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의 경우 주로 유럽연합, 영국 및 미국의 정유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그 결과 기존 시설 개조 또는 독립형 설비를 통해서 연간 최소 4.3만톤에서 최대 100만톤 규모의 공동처리 공정을 운영 중이다. 최근 일본에서도 탈탄소화 연료 제조 방법으로써 바이오매스, 폐기물, 폐플라스틱 등을 원료로 한 공동처리를 명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정유사의 경우, 공동처리 관련 법률과 규제 등의 문제로 인해 아직 기술적인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구체적으로, 석유사업법상으로는 석유정제업자가 석유와 석유제품만을 정제 원료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폐기물(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등)을 활용한 공동처리는 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 정유사가 급증하는 바이오연료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법적 규제 완화 및 인센티브 지급 등의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정유사는 공동처리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 바이오 공급원료 종류 및 투입 지점에 따른 공정 최적화와 전주기 기술 분석(LCA)을 이용한 최종 제품 내 바이오 공급원료 유래 성분의 함량을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등의 기술적 과제를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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