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정보자료실

전문가칼럼

국내 정유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 작성일2023/01/06 14:47
  • 조회 895
ICON

국내 정유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최동원 연구위원         
(산업연구원)           

 

 

  최근 탄소중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석유제품의 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한 정유산업의 산업구조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 속에서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에 따른 석유제품 소비 감소는 피하기 어려우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필수적일 것이다. 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의 완전한 대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국내 정유산업을 둘러싼 상황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사업구조 전환에 대한 시기적 및 전략적 접근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산업의 글로벌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탄소중립을 고려한 경쟁력 강화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국내 정유산업은 세계 5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비중은 2010년 3.0%에서 2015년 3.3%, 2020년에는 약 3.5%로 매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정유산업은 대표적 수출산업으로 생산량 대비 수출 비중이 약 40%에 달하며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이 약 80%를 차지한다. 국내 정유산업은 규모의 경제 및 세계 1위의 에너지효율화 실현 등을 바탕으로 품질 및 가격 측면에서 견고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영업손익의 경우, 2020년 약 5조원대의 영업손실이 발생하였지만 코로나 완화 및 정제마진 개선으로 2021년에는 7조원, 2022년에는 상반기에만 약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글로벌 정유산업 상황을 살펴보면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제한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엔데믹 전환에 따른 수송용 중심의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 유럽 및 일본 등의 정제설비 스크랩 및 용도 전환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 축소가 발생하며 수요 우위의 타이트한 글로벌 수급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중국, 인도 및 중동 국가 중심의 신규 증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회복 추이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급격한 공급과잉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적으로는 선진국 중심의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지역인 아시아의 수요는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BP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경우에도 미국이 2019년 37백만b/d에서 2030년 30백만b/d, 2040년에는 20백만b/d로, 유럽은 23백만b/d에서 16백만b/d과 6백만b/d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우 2030년까지는 현재 수준인 71백만b/d를 유지한 후 2040년에 46백만b/d로 하락할 것으로 제시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요인들을 종합해 보면 국내 정유산업의 경우 중단기적으로는 경쟁력 유지를 통한 사업다각화의 캐시카우(Cash Cow)의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친환경에너지 뿐만 아니라 비에너지 부문 등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을 에스오일은 COTC(Crude Oil To Chemical) 설비 도입을 통한 석유화학산업으로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며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친환경에너지 및 소재 부문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우선 전방산업인 석유화학산업으로의 사업다각화는 국내 산업구조 및 석유화학용 석유제품인 나프타의 수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효율적인 대응방안으로 생각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 중 나프타의 비중은 약 25% 정도이며 거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나프타 수요 대비 공급 비중은 약 60% 수준으로 나머지 4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향후 국내 나프타 수요 확대를 고려할 때 나프타 생산비중을 높이는 COTC 설비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오 연료 관련 사업다각화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유럽이 바이오 항공유인 SAF의 의무혼합비율을 2030년까지 27%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송용 연료에 대한 환경규제 및 산업 육성을 위한 인센티브 보급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항공유 수출 중 미국과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는 시장 활성화에 있어 몇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곡물 기반과 비식용 및 유기성 폐기물 기반으로 구성되며 곡물 기반의 경우 글로벌 식량 불안 초래 가능성이 가장 큰 제약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비식용 및 유기성 폐기물 활용 바이오 연료는 원료 및 경제성 확보 측면에서 예상보다 시장 창출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바이오 연료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연료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기술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투자가 진행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술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투자 보다는 시장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및 경제성 확보가 중요한 산업이다. 친환경 연료 산업의 조기 활성화 및 성장동력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명확한 정책적 의지 표명 및 인프라 구축 등의 지원을 통한 시장불투명성 해소 및 기업 투자 유인이 필요하다.

 

  정유산업의 탄소중립 실현과 관련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 및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 등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의 경우는 국내 정유사가 2025년에 약 30만톤을 상업 생산하고 2030년에는 70만톤까지 생산설비 규모를 확대할 계획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 중이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인 CCUS는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연계가 요구된다.

 

  정유산업은 탄소중립 영향이 가장 큰 산업으로 선제적 및 적극적 대응을 통한 사업 구조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 정유산업의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다양한 사업다각화 방안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 사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주요 사업다각화 방안인 친환경 연료사업의 경우에는 기술의 불확실성 해소보다는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민관이 공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체계적인 로드맵 구축 및 전략 제시를 통한 민간 투자 유도가 요구된다.

 향후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석유계 연료 감소는 필연적이며 정유산업의 성공적 구조전환을 위해서는 기술, 인프라, 제도 및 정책 등 해결해야 할 다양한 제약 요인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정유산업의 경쟁력을 활용하고 친환경 연료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 사업다각화를 추진한다면 일반적으로 제기되는 우려보다는 성공적인 사업구조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태그

정유산업글로벌현황|탄소중립경쟁력|석유화학|친환경에너지|바이오연료|SAF

뉴스레터 구독 신청

뉴스레터 구독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정보를 보다 빠르게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