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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에서 한시적인 초과이익 환수 추진 /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성규 팀장
  • 작성일2022/11/21 11:19
  • 조회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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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에서 한시적인 초과이익 환수 추진

 

 

 


에너지경제연구원 해외에너지정책분석팀 이성규 팀장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으로 대규모로 공급되던 러시아의 원유, 석유제품, 천연가스 등이 급감하고, 유럽과 러시아가 상대방에 대해 에너지 거래를 중단하는 제재를 가하면서 유럽은 역사상 유래 없는 에너지 공급 위기와 고 에너지 가격 상황을 맞고 있다. 러-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를 비교하면, 유럽 주요국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약 14배, 전력가격은 약 10배 각각 상승했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파이프라인을 통한 대유럽 공급이 거의 중단됨에 따라 유럽은 약 1억 톤의 LNG을 국제 가스시장에서 조달하게 되었고, EU가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완전히 줄이겠다는 결정을 했기 때문에 향후에도 유럽의 세계 가스시장에서 LNG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이로 인한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에너지 시장의 경우, 1980년대에 자유화 및 역내 시장통합이 활발히 추진되어 현재는 발전연료 가격 상승이 전력 시장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거기에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높이기 위한 각종 부담금들이 전력가격에 부과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 고에너지가격 및 공급위기 상황에서 유럽의 경제주체, 특히 저소득층 가계, 중소기업, 그리고 에너지 다소비 업체들은 과도한 에너지 비용 지출로 커다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래서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부 에너지 기업의 초과이익(windfall 또는 excess profit)을 환수하려는 조치는 고에너지 가격 상황에서 에너지 취약 계층 및 기업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논의 또는 도입되고 있다. 또한 유럽 국가들과 EU집행위는 동절기 공급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의무적 가스・전력 소비감축(동절기 동안 10% 감축), 기존 발전설비(석탄화력, 원전 포함)의 가동률 증대, 세계시장에서 LNG 물량확보 등,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가스 수입선 다변화, 신규 원자력 발전사업 추진, 역내 석유・가스 자원개발 증대, 재생에너지 개발 촉진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거의 석탄 또는 가스화력 발전단가 수준에 근접해 있는 남부 유럽국가(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들과 메이저 석유・가스 생산기업을 갖고 있는 영국, 네덜란드 등이 한시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에너지 기업의 초과이익을 정부의 재정수입으로 환수하는 제도를 도입・실행하고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그리고 미국 등도 일명 횡재세 도입을 위한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2021년 9월에 재생에너지 및 원전 기업에 대해 가스가격 상승으로 인해 얻은 초과이익을 2022년 말까지 환수하는 제도(clawback mechanism)를 도입했다. 주로 육상 픙력발전 기업들이 대상으로 되었고,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거나 소규모(10MW 이하) 재생에너지 발전기업들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금년 3월에 석유・가스 생산 및 판매기업과 재생에너지 발전기업, 그리고 전력판매기업 등에 대해 특별기부금 형태의 횡재세(Italian windfall profits tax)를 도입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을 분류하고 이를 산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동안 과세대상 기업들에 의해 여러 차례 세금반환 소송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국은 금년 5월에 메이저 석유기업인 BP를 비롯한 석유・가스 생산・판매 기업에 대해 새로운 부담금(Energy profits levy)을 부과하는 법을 발표했다. 동 법은 2025년 12월 말에 만료되고, 만약 그 이전에 석유 및 가스 가격이 러-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의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아가면 폐지되는 것으로 되었다. 이와 함께 초과이익이 개발・생산부문에 투자되면 일부 세액을 공제된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 5월, 벨기에 정부는 9월, 그리고 독일 정부도 9월, 각각 횡재세(windfall profit tax) 도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현재 이들 국가의 의회에서 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EU집행위도 지난 9월에 회원국들에게 일부 회원국에서 시행되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횡재세 도입을 제안했다. EU집행위는 고 에너지가격으로 과도한 이득을 얻고 있는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해서 약 1,420억 유로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Ron Wyden(민주당/오리건州) 상원 재무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상원의원들이 대형 석유・가스 기업들의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안한 상태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와 같은 초과이익에 대한 과세 제안들은 현재 미국의 정치적 환경과 정부의 최소한의 시장개입과 시장경쟁을 중시하는 경제시스템을 고려하면 의회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유럽과 미국에서 횡재세 도입은 유럽헌법제정조약(Treaty Establishing a Constitution for Europe)에서 규정하고 있는 평등대우(equal treatment) 관점에서 다소 위헌 소지가 존재한다. 횡재세 부과 대상기업들은 불평등 대우뿐만 아니라 영업 이익에 대한 기존의 법인세와 각종 부담금 이외의 이중과세 문제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 생산 기업들은 2020년 에너지 가격 폭락 시기에 입은 손실을 최근에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획득한 초과이익으로 상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EU와 주요 회원국들은 기본적으로 단일에너지시장 구축과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위해 에너지 제품에 대한 새로운 세금 도입을 법・제도적으로 제한해 왔었다. 독일의 현행 법률은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거나 기존 세금에 추가하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운 입법 조건 및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EU집행위는 정부의 에너지 시장 개입과 횡재세 도입을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비경제적 요인으로 발생한 에너지 시장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취약 계층과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한시적 긴급조치라고 강조하며, 관련 법에 이와 같은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려고 한다.  

 

 

그리고 천연가스 및 전력 가격 급등으로 최종적으로 누가 초과이익을 얻고, 반대로 피해를 보는 지, 그리고 초과이익 또는 추가적 비용지출 규모를 명확하게 조사・산정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재생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 부과는 자칫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 완전하게 낮추기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증대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부문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시장가격 통제는 경제주체들의 에너지 소비를 절약하고 가격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행위들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EU집행위와 유럽 각국 정부는 이러한 경우들을 충분히 반영하여 각국에 적합한 초과이익 환수 방안을 마련・실행하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논의・실행되고 있는 발전기업에 대한 초과이익 환수 조치들은 이미 충분히 자유화된 에너지 시장에서 외부에서 유입된 공급 위기 요인이 가격에 반영되어 가스 및 전력 판매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며,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에너지 소비 절감을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의무적으로 요구・시행되는 상황에서 특히, 에너지 취약 계층 및 기업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경우에 높은 정책적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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