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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석유가스의 역할 변화 / 인하대학교 신현돈 교수
  • 작성일2021/11/09 00:00
  • 조회 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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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석유가스의 역할 변화

 


 

신 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후 산업발달과 급격한 인구증가로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에너지 사용량은 급증하였고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가속화 되고 있다. 불과 지난 50년 사이에 전 세계 인구는 37억 명에서 75억 명으로 2배 증가하였고 같은 기간에 에너지 사용량은 4배 증가하여 인구 증가 속도보다 에너지소비의 증가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현재 연간 320억 톤 규모로 지난 5년간 3배 이상 증가하였다. 지속적인 인구증가가 예상되는 미래에는 지금과 같은 에너지원 구성으로는 에너지공급 측면 뿐 만 아니라 동시에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의 에너지원 구성을 살펴보면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원의 83%를 차지하고 석유가스의 비중은 56% 정도이다.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석연료는 연소 시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되고 세계적인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해결방법은 쉽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산업구조 개편과 에너지 전환을 실행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거나 혹은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모두 포집하여 지하에 묻거나 활용하여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 세계적 노력이 탄소중립(Net-Zero) 정책이고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2050년 전까지 순 탄소 배출을 Zero 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래 에너지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할 중국과 인도는 각각 2060, 2070년에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하며 시간을 벌고 있다. 어쩌면 그사이에 새로운 에너지원이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탄소중립의 핵심은 향후 30년 동안 화석연료 대신 수소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완전한 에너지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에너지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화석 연료로부터 당장 현실적으로 독립이 가능할까?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로 이제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시동을 건 중국과 인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까지 이산화탄소 누적배출량은 미국이 약 4200억 톤, 중국 2360억 톤, 영국 780 억 톤, 일본 650억 톤, 인도 520억 톤, 한국은 180억 톤 규모로 경제 대국이 대부분의 방출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의 이산화탄소 방출량만으로 개발도상국에게 희생을 강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인류의 생존과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향후 수십 년 동안은 화석연료의 사용은 지속될 것이며 그중에서도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방출이 많은 석탄과 달리 지하에 유체로 존재하는 석유와 가스는 연료 및 원료로서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석유가스산업이 자체적인 탄소중립이 가능하도록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저장소 역할과 수소를 생산하는 원료로서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석유가스는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사용량의 약 30%를 화학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미래에너지원인 수소는 천연가스처럼 지하에 가스 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미미하고 대부분 수소화합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수소가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포함하고 있는 물이나 탄화수소를 분해해야 하며 여기에 에너지가 필요하다. 산소와 수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물인 전기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며 이때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어 녹색수소라고 불려진다. 반면 탄화수소 화합물인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증기와 함께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할 경우에는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기 때문에 회색수소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석유 저류층과 같은 지하 암석층에 저장하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없기 때문에 이를 청색수소라고 부른다. 화석연료로부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하 암석층에 저장하는 이산화탄소 지중저장기술은 석유가스 개발기술과 동일하며 50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검증된 기술이다. 석유가스 생산이 모두 끝나면 압력이 낮아진 지하 저류층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단연히 녹색수소는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 사용할 경우 의미가 있는데 현재 전력 생산의 10% 내외만 신재생으로 공급이 가능한 현실을 생각하면 비용이 많이 발생하여 경제성을 맞추기 어려운 형편이다. 전기를 사용하여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하여 다시 전기를 생산하면 에너지 효율이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수소는 쓰고 남는 전기를 활용하여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로서의 역할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부존양도 풍부하고 경제성이 확보된 석유가스 기반의 청색수소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앞에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4차 산업사회시대에 에너지 수요의 불확실성과 인구증가로 인한 에너지 소비량 급증이 예상되는 미래에 과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의 길을 어떻게 가야할지 진지한 고민과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유가는 다시 배럴 당 80불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 7년간 저유가로 신규 투자가 위축되고 더욱이 화석연료에 대한 재무적 투자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지금의 고유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시대에 수소에너지원으로 또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소로서의 석유가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태그

#탄소중립| #석유| #고유가| #CCUS| #수소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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